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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 개인전

 

 

CR Collective는 2023년 첫 전시로 홍범 작가의 개인전 《순간의 변형(The Metamorphosis of Moments)》을 오는 2.21(화)부터 3.25(토)까지 개최합니다.

 

뉴욕과 서울을 베이스로 활동해 온 홍범 작가는 기억 속의 감각과 정서를 따라 캔버스 위에 가상의 장소 혹은 공간을 창조하거나, 또는 특정 공간이나 그 장소성을 작품에 구현함으로써 사적이거나 또는 공동의 기억을 소환해 왔습니다.

 

 

 

몇 년간의 팬데믹 상황을 겪은 그는 사적인 문제로 침잠하여 있는 동안에 그의 감정의 움직임과 지각의 흐름을 더듬어 기억을 다이어그램으로 도식화하였고, 가상이면서 동시에 미지의 공간을 비선형적 기억이 깃든 선형적인 영상 이미지로 직조하여 선험적인 것 또는 심리적 의미에 대해 고민해 온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뇌과학’ 분야에 관한 관심을 갖게 된 홍범 작가가 사진 이미지나 영화의 한 컷 같은 기억(working memory)을 패턴화 해서 감각과 상상력을 확장하여 신작을 작업하였는데, 그에 해당하는 작품인 연필 드로잉 시리즈 20여 점, 템페라 페인팅 1점, 입체설치 1점, 그리고 4채널 영상 1점과 단채널영상 2점을 이번 기회에 선보이게 됩니다.

 

홍범 개인전
홍범, 은둔자의 방  The room of the solitary, 2022
홍범 개인전
홍범, 오후의 방 The room of the afternoon, 2022

 

 

“기억이란 외부 세계의 감각 입력으로 뇌가 세계상을 만드는 과정이다.” (박문호 박사의 저서 「뇌과학 공부 (감각, 지각, 기억, 꿈 그리고 자아의 세계에 관하여)」 중에서)

 

홍범의 뇌가 창조한 세계상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실체가 직조한, 기억의 순간들에서 생성된 감각이나 정서에 대한 몰입으로 인해 생성됩니다. 홍범 작가는 특정 공간을 재현한다기보다는 그의 기억을 사진찍듯(picturing) 찰나의 순간을 붙잡고, 이를 연상작용이나 자동기술법을 통해 선형적 이미지로 연결합니다.

 

예를 들어, 드로잉 작업에서는 계단이나 복도, 축음기 모양으로 공간을 확장하거나 연결하여 공간 옆에 공간, 또는 공간 안에 공간 같은 초현실적인 표현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입체의 설치는 투명 패턴조각(3D프린팅으로 제작)들이 기계적이고 구조적인 방식으로 조합되며 궁(宮)의 미니어처 같은 형태의 공간으로 심적 흐름을 시각화해 줍니다.

 

 

이 작업은 숲 속에서 길을 잃고 또다시 찾게 되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발견한 공간을 새롭게 보게 되는 인식전환의 순간을 압축적으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또한 영상작업에서는 복잡하고 오래된 원형구조의 마을이나 오래된 성처럼 안팎이 확연히 분리되지만, 그 장소를 보는 시선에 따라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시선을 반영합니다.

 

홍범 개인전
홍범, 드러나는 복도, 2022

 

낯선 공간을 맞닥뜨릴 때 사람이 설렘과 불안함을 함께 느끼듯, 작가는 끊임없이 가족이나 지인과의 관계를 상징하는 안락한 장소를 찾다가도 비밀스럽고 불안정하며 이중적인 공간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경험과 정서를 반영한 꿈 또는 기억과 연관 지으면서 그만의 시공간의 의미를 추상화합니다.

 

이렇듯 작가는 “감정의 뇌가 상영하는 영화” 나 메타버스 안의 게임과도 같이, 그의 기억과 꿈을 작품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홍범 개인전
홍범, 벽장들과 기둥 Wall closets and a pillar, 2022

 

“인상적인 순간들에 대해 기대하지 않았던 연결과 그 연결로 인해 만들어진 그 순간들의 변형은 엉뚱하지만, 그러면서도 유기적이고 입체적이며, 동시에 지금 내가 가진 의식적인, 그리고 동시에 무의식적인 감정과 느낌이 반영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꿈에선 기억에 없는 공간과 사건이 벌어지곤 하는데, 바로 이런 것들은 내 깊은 감정의 느낌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공감각적인 예측일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혹은 기억을 바탕으로 한 과거 순간들에 대한 또 다른 공감각적인 변주일 수도 있겠다.)” (홍범의 작업노트에서)

 

 

이번 전시의 이름인 《순간의 변형(The Metamorphosis of Moments)》은,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는 변형의 순간처럼 홍범 작가의 기억이 극적으로 전환되어 창조된 세계상과 그 순간들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감정을 수반한 기억을 붙잡아 시공간 속에서 연결하고 확장하는 그의 실험은, 이민의 경험으로부터 안주하지 못하고 이주를 반복하고 있는 존재적 불안 속에서 가족이라는 경계를 공고히 하려는 정주에 대한 집착과, 또 다른 비밀스러운 가상의 방을 게임을 하듯이 찾아가고 있는 이중적인 심리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출처: CR Collective)

 

 

홍범 개인전
홍범, 고해실 Reconciliation room, 2022

전시회 정보

전시 제목: 홍범 개인전 《순간의 변형(The Metamorphosis of Moments)》

전시 기간: 2023.02.21(화)~03.25(토)

관람 시간: 화~토요일 12:00~18:00 (월, 일 휴관일)

전시 장소: CR Collective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층)

전시 분야: 드로잉, 회화, 설치, 영상

입장 티켓: 무료 관람

전시 주최: CR Collective

전시 문의: 02-333-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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