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살아있는 전설, 앙드레 브라질리에

1929년 프랑스 소뮈르의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현재 현역 94세의 화가인 앙드레 브라질리에는 프랑스 미술의 황금기 거장들과 동시대를 살았으며,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은 마지막 화가로 손꼽힙니다. 그는 알폰스 무하의 제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 미술을 접하게 되었는데, 1950년대부터 야수파 화가인 '드랭', '블라맹크'와 같은 아트 딜러를 공유하게 되면서 야수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들라쿠르아', '마티스', '고갱'과 같은 유럽의 고전 화가들을 존경했으며, 당대 최고의 화가인 '샤갈'과도 예술적 교류를 나누기도 하는 등 다양한 영감을 길러올 수 있었습니다.

 그는 20세가 되던 해, 프랑스 최고의 예술 학교로 명성이 높은 에콜 데 보자르(Ecole des Beaux-Arts)를 나와 23세에 400년 역사가 깊은 로마대상(Premier Grand Prix de Rome)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도 했으며, 독특한 브라질리에 만의 색채와 간결한 상징성을 드러내며 목가적인 파라다이스를 구축해 나갔습니다. 그는 심지어 이미 세계 4대 뮤지엄 중 하나인 에르미타주 뮤지엄을 포함한 수백 회의 전시를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진,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것입니다.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화풍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작품은 감정 등 작가의 내면세계를 예술적으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표현주의적 토대 위에 회화의 진정한 맛을 전하는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의 인생이 흐르면서 시대가 많이 변화하면서 모더니즘이 세상을 휩쓸었지만, 모더니즘은 시대를 반영하는 반면 고전은 시대를 초월하는 영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의 작품은 주로 말, 자연, 음악, 그리고 여성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가 살았던 도시 소미르는 와인과 승마가 유명했기 때문입니다. 활력이 넘치는 도시의 축제, 자연과 인간 그리고 동물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주로 그렸습니다. 그에게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닌 아름다움, 자연, 신성, 힘과 역동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는 "말이 지닌 특별한 예술적 아름다움과 더불어 그들이 풍기는 자연스러운 기품, 품위를 사랑한다."라고까지 말할 만큼 말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1958년부터는 주된 작품 속 대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의 친구이자 아내인 샹탈(Chantal)으로, 그녀는 그의 인생에 걸친 작품을 통해 평생 동안 사랑해 온 뮤즈이자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작품 속 샹탈은 영원한 여성이며 작가의 변치 않는 사랑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음악도 브라질리에의 작품세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는 "예술의 힘은 정말 신비롭다. 그림과 음악은 하나이고 똑같다."라고 말하며, "베토벤, 모차르트 등의 화음이 저의 조형성을 일깨운다."고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단순함과 조화로움의 회화적, 시각적 표현이 음악을 통해 구체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5중주》, 《뉴올리언스》 등 음악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들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음악을 시각화하여 표현함으로써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경험하게 합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하기도 한 것 같아 보이지만 동시에 세련된 방식으로 섬세하게 표현됩니다. 균형미가 두드러지는 구성, 간결한 붓질 속에 군더더기 없이 단순화된 대상, 평안하며 포근한 색채들의 조화와 대비, 오케스트라의 훌륭한 연주처럼 여러 요소들이 섬세하게 어우러진 점이 특히 돋보이는 점으로 일컬어집니다. 일상 속에서 예술가로서 그가 포착한 아름다움이 담긴 그의 작품들은 시적이고, 명상적이며, 때로는 몽환적이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그의 작품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작품을 본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고 편안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그의 신념에서 비롯된 화풍이라고 합니다. 

 

 

마스터피스 급 초대형 정통 유화 120여 점 전시!

앙드레 브라질리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수백 회의 전시를 펼쳤으나, 이번 한국 전시에는 또 특별한 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번 전시에 그의 초창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70년 화가 인생의 모든 작품들을 총망라하여 선보이기로 한 것입니다.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자, 20세기 마지막 거장의 피날레인 셈입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특권을 받았다.' '천국에 붓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신께 감사하는 이 90대의 노화가는 여전히 하늘이 자신에게 얼마간의 시간을 더 허락해 주기를 소망한다며, 고령에도 불구하고 한국 관객들을 위해 신작을 준비하는 의욕을 보이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만을 위해 그려진 2022년 갓 그린 신작 두 점까지 포함된다고 하니,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그림을 좋아하시는 관객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전시 주최 측은 이번 전시를 위해 3년 전부터 작가 측과 긴밀한 협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작가가 직접 전시에 사용될 원화 120점의 작품들을 엄선하였고, 6m가 넘는 초대형 작품을 포함해 국내에서 정말 경험하기 힘든 대형 유화들을 선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그의 아내이자 영원한 뮤즈인 샹탈과 그의 작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과 자연, 음악 그리고 서커스를 그의 특유의 우아한 색조와 기법을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전시장 가득히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나뭇잎과 나뭇조각들을 깔아놓아 나무 향기를 더했습니다. 클래식 음악과 함께 시각, 후각, 청각이 즐거운 전시를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전시회 정보

전시 기간: 2022.12.20~2023.04.09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전시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관람 시간: 10:00~19:00 (입장 마감 18:00)

입장 티켓: 성인 20,000원 / 청소년 15,000원(만 13~18세) / 어린이 13,000원 / 만 36개월 미만은 보호자 동반 시 무료입장

주차 정보: 공연 관객 6천 원(5시간), 전시 관객 4천 원(3시간)

정규 도슨트: 화-금 3회 (11시, 14시, 16시) / 전시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사진촬영이 불가합니다.

전시장에 설명이 다소 부족하다고 하니 오디오 가이드나 도슨트 설명을 들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