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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천재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

마틴 마르지엘라는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의 설립자로, 1957년 벨기에 루뱅(Leuven)이라는 곳에서 폴란드인 아버지와 벨기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이발소에서 향수를 팔았습니다. 마르지엘라는 6세가 되던 해에 당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앙드레 쿠레주(Andre Courreges, 1923-2016)의 컬렉션 중 하나를 TV를 통해 접하게 되었는데, 그 파격적인 디자인에 매료되어 패션 디자이너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후 10대에 신트루카스 예술 학교에서 공부를 하며 중고 의류 가게에서 여러 소재의 헌 옷과 장신구들을 모아 다양한 방법으로 연출하는 것에 몰두하였습니다. 1980년에 앤트워프 왕립 예술 학교 패션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4년부터 1987년까지 장 폴 고티에의 첫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패션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1988년에는 사업 파트너인 제니 메이렌스와 함께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를 설립하여 패션의 관습적 사고에 도전하는 독창적이고도 전위적인 스타일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로 시대를 앞선 방식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이끌며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1997년에는 에르메스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어 2003년까지 총 12시즌의 쇼를 선보였으며, 2008년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20주년 기념 쇼를 마지막으로 패션계를 은퇴하였습니다.

 

 

예술가로서 돌아온 마틴 마르지엘라

 이후 마르지엘라는 시각 예술 아티스트로서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2021년 10월에는 파리 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의 초청으로 진행된 첫 번째 대규모 개인전 《마틴 마르지엘라 엣 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 Martin Margiela at Lafayette Anticipation》을 시작으로, 베이징 엠 우즈 뮤지엄(M WOODS Museum)에서도 전시를 열었고, 2022년 12월 서울 롯데뮤지엄에서도 개최가 진행됩니다. 마르지엘라의 해체주의적인 방식은 구성요소를 파괴하고 재배치하여 모호한 의미를 만들어내는데, 특히 사용한 흔적과 생산과정을 드러내며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복이라는 일상적인 매체에서 시작된 마르지엘라의 독창적 시각 예술은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다 다양한 재료와 자유로운 표현 방식으로 새롭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이라는 속성은 특정한 상황에서만 분명하게 드러난다.
즉, 그러한 상황은 아름다움이란 속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새로운 차원의 시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

 상식과 경계를 뒤엎는 새로운 방식으로 시대를 앞서간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의 시각 예술을 조명하는 첫 개인전은, 공간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고 있으며 설치, 조각, 콜라주, 페인팅,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50여 점의 작품이 설치해 놓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Lafayette Anticipations)에서의 첫 전시에서 나아가 마르지엘라의 예술 세계를 더욱 확장하는 것입니다.

 마틴 마르지엘라가 1980년대 이후 끊임없이 연구했던 신체와 물질, 예술, 젠더, 시간의 영속성 등을 주제로 하여 마르지엘라 스스로 '숨이 막힌다'고 표현한 '패션 시스템'의 관습을 벗어난 다양한 시각 예술을 접해보실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마르지엘라가 끊임없이 반복하며 발전시켜 온 이 주제는 과거 그의 브랜드의 파격적인 런웨이와 실험적인 이미지, 오브제 사용에서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구현하고 있는 시각 예술의 연장선상에서 더욱 파격적이고 확장된 예술로서 표현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구축해온 오브제의 본질 탐구를 가장 큰 맥락으로 하여 착시 효과를 이용한 《트롱프 뢰유》를 전시장 전체에 의도적으로 배치하여 관람객의 개입을 유도하고 있으며, 사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전통적인 미술관 동선의 연속적인 흐름을 바꾸었고, 이미지와 오브제의 형태를 차용하고, 재현하며, 확대해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였습니다. 또한 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 형태로 구성된 전시장은 작품과 작품 사이의 공간을 버티컬 블라인드로 차단시켜 생각과 쉼의 환기를 반복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작품 관람의 몰입감을 극대화해 줍니다.

 

《Red Nails》(2019) ⓒ 롯데뮤지엄

 

 전시작으로는 일상적인 사물을 통해 산업화된 아름다움과 신체를 탐구한 작품 《데오드란트(Deodorant)》(2021), 보이지는 않더라도 그 존재가 분명한 것들을 작품화한 《필름 더스트(Film Dust)》(2021), 만 레이(Man Ray, 1890-1976)의 《루시앙 뒤카스의 수수께끼(Enigme d'lsidore Ducass)》(1920)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더스트 커버(Dust Cover)》(2021) 등 감각 뒤편의 직관의 눈으로 상상하며 읽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마르지엘라 본인이 추구하는 예술이 회화와 조각, 사진, 설치 등의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가 선보인 시각문화는 패션과 그 내적 구조는 비슷한 듯 보이나 시각적 이미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이 전시를 통해 그가 실험해 온 다채로운 예술 세계를 관람하는 것뿐만 아니라, 예술이 질문을 던지고 개인과 대중이 서로 의견과 관점을 교환하고 채택하는 대안적 사유의 가능성을 접해보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회 정보

전시 기간: 2022.12.24~2023.03.26

전시 장소: 롯데뮤지엄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 타워 7층 | 에비뉴엘 6층과 연결됩니다.)

관람 시간: 10:30~19:00 (입장마감 18:30, 휴관일은 매월 1회로 날짜는 월별로 상이하니 사이트를 참고 바랍니다.)

입장 티켓: 성인(만 19세 이상) 19,000원 / 청소년(만 13~18세) 13,000원 / 어린이(만 4~12세) 9,000원 /

                  만 4세 미만은 성인 동반 입장 시 1인 무료입니다.

전시 주최: 롯데문화재단

전시 문의: 1544-7744

 

* 무료 도슨트가 매주 평일 및 주말에 11시, 13시, 15시 진행됩니다. (해설가: 김찬용, 이남일, 심성아 도슨트)

  도슨트 없이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다소 어렵다는 평이 많으니, 도슨트를 이용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 VIBE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오디오 가이드를 무료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월-일 11시, 13시, 15시에 5개의 작품(헤어 포트레이츠, 토르소 시리즈, 바디파트 블랙 앤 화이트, 카토그래피, 레드 네일즈)에서 퍼포먼스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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