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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맨골드의 개인전이 1월 20일부터 서울 용산구 페이스갤러리에서 개최됩니다. 포스터 속 작품은 《다락방 시리즈 Ⅴ(1990)》

 

 

미국의 미니멀리즘 작가, 로버트 맨골드

1937년 미국에서 태어난 로버트 맨골드(Robert Mangold)는 1960~1970년대를 대표하는 미국의 미니멀아트 예술가입니다. 특히 그는 1960년대 회화의 영역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손꼽힙니다. 동시대에 활동하며 함께 교류했던 미니멀리즘 작가로서는 솔 르윗(Sol Lewitt)과 로버트 라이먼(Robert Ryman), 그리고 그의 아내였던 실비아 플리맥 맨골드(Sylvia Plimach Mangold)가 있는데, 그들 중 맨골드는 유일하게 현재까지 꾸준히 신작을 선보이는 작가입니다. 전통적 매체보다 3차원적인 특수 오브제를 활용하던 당시 다른 미니멀리즘 작가들과는 달리, 맨골드는 회화의 기본 조형 요소인 선, 면, 형태, 색채에 집중한 평면작업을 더 선호했습니다. 이렇게 절대적 평면성을 추구했던 그는 일관된 기하학적 어휘 내에서 기본적 요소로 구성된 회화와 종이 작업을 지속해왔습니다.

 

 동시에 그는 기둥, 사다리꼴, 십자가 등 갖가지 형태로 만들어진 커다란 캔버스에 흑연으로 그린 선과, 투명도에 가까운 미묘한 색채의 변화를 담은 작품으로 관객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구도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탐구하면서 동시에 변형된 모양의 캔버스를 사용하여 기하학적 추상의 개념적 측면에서 그 한계를 확장하였습니다. 이는 회화 매체를 전례 없이 가장 새로운 방법으로 뒤바꾼 아주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기하학과 비대칭의 개념에서 파생된 미학적인 어휘를 통해 그림을 관람하는 것을 육체적 경험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던 그는, 그럼에도 그는 '기하학 페인터'라고 불리기보다는 '미니멀리스트 페인터'라고 불리는 것이 더 본인을 나타내기에 적절한 표현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는 또한 구조만큼이나 색에 흥미를 느꼈는데,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색이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맨골드의 초기 팔레트는 파일 캐비닛, 벽돌로 만들어진 벽, 트럭과 같은 산업 물체에서 영감을 받았었으나, 점점 따뜻한 황토색, 하늘색, 진한 주황색, 올리브 녹색 등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색을 사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현재 업스테이트 뉴욕에서 지내며 화가이자 동시에 아내인 실비아 플리맥 맨골드, 그리고 《처음 만나는 자유》, 《로건》, 《포드 V 페라리》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제임스 맨골드와, 뮤지션인 앤드류 맨골드 두 아들과 함께 살며 여전히 왕성하게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Robert Mangold, Red/White Zone Painting II , 1996, acrylic and black pencil on canvas, 90 x 198-1/4" (228.6 x 503.6 cm)

이번 전시만의 특징

 

 그의 회화와 드로잉이 동시에 전시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편인데, 이번 서울 전시회에서는 그림과 드로잉이 함께 활발한 교류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매체의 혼합은 맨골드의 과정을 중심으로 삼는 기반에 기인한 사색적인 실천의 중요한 측면을 조명하는 것이며, 또한 해당 작품들 사이의 생동감 넘치는 연결 관계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1988년 맨골드는 그의 드로잉 작업에 대해 "머릿속에 구상한 것이 펼쳐지고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 드로잉 속에서 피어나며, 그로부터 얻게 된 추진력이 비로소 회화로 이어진다."라고 서술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으로,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주로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의 것들입니다. 작가의 60년 경력의 미학적인 엄격함을 작품을 통해 접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서베이(survey) 형식으로 개최되며, 회화 그림과 드로잉 작품 15점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소개되는 대표작으로는 《 Attic Series V 》(1990)와 《 Red/White Zone Painting II 》(1996) 시리즈의 회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위에서 언급했던 작가의 특징대로 형태 변형적인 구조를 띠고 있는데, 작가의 오랜 탐구정신과 깊은 관심이 투영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그의 새로운 회화 작업인 《 Plane Structure 9 》(2022)는 드로잉적인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맨골드는 2018년 이래로 형태를 그림으로써 묘사하는 스타일에서 탈피하여 자유로운 작업을 하기 시작했으며, 지금 현재에도 계속 새로운 방향으로 작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시회 정보

전시 이름: Paintings and Works on Paper 1989-2022

전시 기간: 2023.01.20~03.11 (일요일, 월요일 휴무)

전시 장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67 페이스갤러리

입장 티켓: 무료

문의 전화: 02-790-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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